공지사항

산불 피해 모금도 '곧장기부'스럽게

2025.08.04

올해, 여러분은 어디에 기부하셨나요?

아마 많은 분이 지난 3월,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한 모금에 동참하셨을 것 같아요. 곧장기부에서도 2025년 4월, 13개의 모금함을 열어 2,120만 원의 기부금을 피해 복구 현장에 전달했어요. 사실 곧장기부의 방식을 재해 복구 현장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어려워, 그동안은 모금을 열지 못했는데요. 곧장기부를 통해 산불 피해 복구에 동참하고 싶다는 많은 기부자님의 요청에 따라, 곧장기부도 새로운 모델을 모색하게 되었어요.

 

[재해 구호 전문기관 더프라미스]
이번 산불 모금 진행을 위해서는 곧장기부의 취지를 잘 이해할 뿐만 아니라, 재난재해 구호에 대한 노하우를 갖춘 현장 파트너가 필요했어요. 더프라미스는 국내외 재난 현장에서 활동하는 재해 구호 전문기관이예요. 재난이 발생하면 현장에서 발로 뛰며, 이재민에게 필요한 물품이나 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곳이죠. 그래서 이번 모금함을 계획하면서, 더프라미스를 파트너로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었어요.

 

[곧장기부 모금 모델]
기본적으로 곧장기부는 ‘선물품·후모금’ 방식을 원칙으로 운영해요. 지역아동센터 등 기관에서 모금을 요청하면 필요한 물품과 사연을 장바구니에 담아 순서대로 모금함을 열고, 모금이 완료되면 곧장기부가 ‘곧장’ 그 물품을 구매해서 신청한 기관으로 배송하는 방식이죠.

 

하지만 긴박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재난 현장에 이 원칙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려워 보였어요.  그래서 곧장기부는 ‘선모금·후물품’ 방식을 선택해, 좀 더 빠르게 긴급 구호 현장을 지원해 보기로 했어요. 일단 기부금을 모아 물품을 구매한 후, 기부금을 어디에 지출했는지는 증빙 과정에서 꼼꼼하게 보여드리기로 했어요. 

모금 시작 전 가장 큰 고민은 모금함의 목표 금액을 정하는 거였어요. 이미 여러 군데서 기부가 진행된 상황이었고, 평소와 달리 모금부터 시작하는 데에 기부자님들이 공감해 주실 지 걱정도 됐어요. 걱정한 것과 달리, 첫 모금함이 6분 40초 만에 마감되고 뒤이어 열린 두 번째, 세 번째도 모두 빠르게 목표 금액을 채울 수 있었죠. 퇴근을 앞두고 시작한 모금이었는데, 퇴근길에도 연이어 기부가 이어졌어요. 모금함이 채워지는 걸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곧장기부를 믿어주시는 기부자님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됐어요.

 

곧장기부에서는 모금함을 통해 전달받은 기부금으로 청송 지역 대피소의 어르신들께 찹쌀 꽈배기, 과일컵, 치킨을 전달했어요. 이재민분들께 꽈배기라니,  곧감님도 낯설게 느껴지시나요? 모금을 시작할 때만 해도 생필품이 필요하다는 요청이 있었어요. 그런데 실제로 송금할 시점이 되니, 이미 다른 지원처에서 그 물품들이 모두 전달된 상황이었죠. 우리가 흔히 뉴스에서 보는 구호 텐트, 식사, 생필품 등은 피해가 발생하는 즉시 지자체에서 지원이 시작돼요. 대피소가 마련된 후 어느 정도 의식주를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잃어버린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이제 개개인에게 맞춘 지원이 필요하게 되죠. 그래서 더프라미스는 이재민분들이 머무는 대피소에서 이재민 한 분 한 분의 필요를 묻고 조사하는 방식으로 필요한 물품을 선정해 주신 거였어요. 실제로 곧장기부 사무실에 전화를 주셔서 ‘정말 꽈배기가 필요한 물품이었는지’ 물어보는 분들도 계셨는데요. 문의 전화를 받으면 다시 현장에 연결해서 현장 상황과 지원물품 선정 사유를 확인한 뒤, 기부자님께 말씀드리곤 했어요. 

 

곧장기부는 100% 투명한 사용 내역을 기부자님들께 공유해 드리기 위해 현장 담당자분들께 결제 영수증, 물품 구매 사유, 세부 내용, 현장 사진, 전달 상황 등 가능한 모든 정보를 요청했어요. 모금함 운영이 끝난 뒤, 현장 담당자분께서 “기부금을 잘 사용하는 과정이 너무 힘들었어요.”라는 소회를 남겨주실 만큼 증빙 과정은 쉽지 않았어요. 앞으로도 재난재해 현장에서 곧장기부의 장점을 발휘하려면, 무엇보다 기부자님들의 신뢰를 든든히 지키는 것이 중요하겠죠. 하지만 일분일초가 급한 구호 현장에서는 증빙을 꼼꼼하게 챙기는 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점도 확인했어요. 앞으로는 물품을 배분하는 사진이 생략될 수도 있고, 현장에서 물품이 어떻게 전달되고 있는지에 대한 피드백이 늦어질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어떤 현장에서든 기부금 100%를 100% 투명하게 전달한다는 원칙만은 변하지 않을 것을 약속드려요.

 

* 해당 글은 행복나눔재단의 프로젝트 노트의 일부입니다. 모금 기획부터 종료까지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통해 프로젝트 노트를 확인해주세요!

 

*곧장기부에서는 모든 재난 재해・현장을 위해 기부함을 열 수는 없어요. 우리나라에서는 <재해구호법>상 자연재난과 사회재난을 구분하고 있는데요. 자연재난의 경우 별도의 모금 승인이 필요하고, 행정안전부 지정 기관으로 기부금을 전달해야해요. 이번 영남 지역의 산불 재해는 인위적 요인으로 발생한 사회재난이기 때문에 곧장기부에서도 긴급 모금함을 열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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